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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1인 창업 일지

1인 창업 일지 #16 - AI와 함께하는 1인 개발 창업, 한 달간의 솔직한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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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개발 관련 1인 창업을 시작한 지 어느덧 한 달째가 되어간다. 안드로이드 앱, iOS 앱, 웹 서비스까지 전방위적으로 진행하며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위한 툴을 모은 플랫폼으로, 20여 개의 온라인 도구들을 하나씩 구현해왔다.

 

그런데 최근, SEO를 공부하면서 충격적인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그동안 자랑스럽게 구축해온 서브도메인 구조가 구글의 관점에서는 '흩어진 작은 사이트들의 모음'에 불과했던 것이다. 서브디렉터리로 대대적인 리팩토링을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번아웃이 찾아왔다.

 

서브도메인의 함정, 개발자의 착각

내가 만든 구조, 구글이 본 구조

개발자로서 나는 깔끔한 모듈식 아키텍처를 추구했다. JSON 파서는 json.mytool.com, Base64 인코더는 base64.mytool.com 같은 식으로 각 도구마다 독립적인 서브도메인을 할당했다. 20개가 넘는 도구들이 각자의 도메인에서 완벽하게 작동했고, 배포와 관리도 독립적으로 할 수 있어 개발자 관점에서는 이상적이었다.

 

하지만 구글의 SEO 관점은 완전히 달랐다. 내게는 하나의 거대한 '도구 플랫폼'이었지만, 구글에게는 그저 '20개의 작은 독립 사이트'일 뿐이었다. 마치 하나의 대형 도서관을 만든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마을 곳곳에 작은 서점들을 흩어놓은 격이었다.

 

SEO의 냉정한 현실

"왜 내 사이트가 검색에 잘 안 나오지?" 이 질문에서 시작된 SEO 공부는 충격의 연속이었다. 메인 도메인 mytool.com에는 단순한 랜딩 페이지와 도구 목록만 있고, 실제 콘텐츠는 모두 서브도메인에 흩어져 있었다. 구글이 보기에 메인 사이트는 텅 빈 껍데기였던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도메인 권위(Domain Authority)가 분산된다는 점이었다. 하나의 강력한 도메인으로 집중되어야 할 SEO 파워가 20개의 서브도메인으로 흩어져 있었다. 각각의 서브도메인은 독립적으로 평가받기 때문에, 신생 사이트 20개를 동시에 키우는 것과 다름없었다.

 

관련 글은 https://hej-tech.tistory.com/24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대규모 리팩토링, 그리고 찾아온 번아웃

서브디렉터리로의 대전환

해결책은 명확했다. 모든 서브도메인을 서브디렉터리로 전환하는 것이다.

  • 변경 전: json.mytool.com
  • 변경 후: mytool.com/tools/json

단순해 보이는 이 변경사항이 실제로는 엄청난 작업량을 의미했다. 기존에는 nginx에서 서브도메인별로 정적 파일을 서빙하는 단순한 구조였지만, 서브디렉터리 방식으로 전환하려니 Next.js로 프론트엔드를, Nest.js로 백엔드를 완전히 새로 구현해야 했다. 하는 김에 기존의 정적 파일 기반 구조에서 벗어나 DB를 연동하고, 비즈니스 로직을 백엔드로 옮겨 제대로 된 서비스 아키텍처를 구축하자고 마음먹었다.

 

Claude Code와 함께한 리팩토링의 명과 암

이 거대한 작업을 혼자 해내기 위해 Claude Code에 전적으로 의존했다. 처음에는 마법 같았다. "서브도메인 구조를 서브디렉터리로 변경해줘"라고 요청하면 수백 줄의 코드가 순식간에 생성됐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복잡해질수록 Claude Code의 응답 속도는 느려졌다. 특히 사용량이 많은 시간대에는 간단한 코드 수정에도 몇 분씩 기다려야 했다. 더 답답한 건, 직접 코딩했다면 5분이면 끝날 일을 AI와 커뮤니케이션하느라 1-2시간씩 돌아가는 경우였다.

 

"이 부분 경로가 잘못됐어, 다시 수정해줘" "아니야, 원래대로가 맞았어, 되돌려줘" "음... 이건 내가 직접 하는 게 빠르겠다" 이런 대화가 하루에도 수십 번 반복됐다.

 

무의미한 대기 시간, 그리고 찾아온 번아웃

Claude의 응답을 기다리는 그 애매한 시간들. 다른 일을 하기엔 곧 답변이 올 것 같고, 그렇다고 멍하니 기다리기엔 너무 길다. 특히 리팩토링처럼 연속성이 중요한 작업에서는 컨텍스트를 잃지 않기 위해 계속 화면을 바라보게 된다.

 

이런 시간이 하루에 수십 번 반복되다 보니, 어느새 개발에 대한 열정도 식어가는 걸 느꼈다. 번아웃 아닌 번아웃이라고 표현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열심히 일하다 지친 게 아니라, 기다리다 지쳐버린 것이다.

 

1인 창업자를 위한 AI 활용 전략 재정비

1. 병렬 작업 체계 구축

이제는 Claude Code가 작업하는 동안 멍하니 기다리지 않는다. 리팩토링 코드 생성을 요청한 후에는 SEO 문서를 작성하거나, 앱 스토어 설명을 업데이트하거나, 다음 도구의 기획을 진행한다. 마치 멀티스레드 프로그래밍처럼, 내 작업도 병렬로 처리하는 것이다.

 

2. 작업 단위의 전략적 세분화

거대한 리팩토링을 한 번에 요청하는 대신, 작은 단위로 쪼개서 진행한다.

  • 첫 주: 메인 라우팅 구조만 변경
  • 둘째 주: 5개 핵심 도구 이동
  • 셋째 주: 나머지 도구들 순차 이동
  • 넷째 주: 리다이렉트 설정 및 SEO 최적화

이렇게 단계를 나누니 각 단계의 검증도 쉬워지고, AI의 응답 속도도 빨라졌다.

 

3. 하이브리드 개발 방식 도입

모든 걸 AI에게 맡기는 것도, 모든 걸 직접 하는 것도 정답은 아니었다.

 

AI에게 맡기는 작업은 반복적인 경로 수정, 대량의 리다이렉트 규칙 생성, 테스트 코드 작성, nginx 설정 템플릿 생성 등이다.

직접 작성하는 작업은 핵심 라우팅 로직, 성능에 민감한 미들웨어, 복잡한 정규표현식, 5분 안에 끝날 간단한 수정 등이다.

 

4. 개발 리듬 재설계

전통적인 포모도로 기법을 AI 시대에 맞게 변형했다. 25분간 직접 집중 개발을 하고, 5분 휴식하면서 Claude Code에 다음 작업을 요청한다. 그다음 25분은 Claude 응답을 확인하고 통합 작업을 진행하며, 마지막 5분은 다음 사이클을 준비한다.

 

기록의 중요성, 리팩토링의 교훈을 잊지 않기 위해

왜 기록이 특히 중요해졌는가?

대규모 리팩토링을 진행하면서 기록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어떤 도구를 이미 이동시켰는지, 어떤 리다이렉트 규칙을 설정했는지, 어떤 문제가 발생했고 어떻게 해결했는지. 이 모든 것을 기록하지 않으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거나 작업이 중복되는 일이 발생한다.

 

특히 AI와 협업할 때는 더욱 그렇다. 어떤 프롬프트가 효과적이었는지, 어떤 접근은 시간 낭비였는지 기록해두면 다음 프로젝트에서 훨씬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다.

 

SEO 개선 과정도 꼼꼼히 기록

서브도메인에서 서브디렉터리로 전환한 후 실제로 SEO가 개선되는지 추적하는 것도 중요하다. 검색 콘솔 데이터, 페이지 인덱싱 상태, 트래픽 변화 등을 주기적으로 기록하며 이 대규모 작업이 실제로 가치가 있었는지 검증한다.

 

1인 창업의 현실적 조언

처음부터 SEO를 고려한 설계의 중요성

이번 경험을 통해 뼈저리게 느낀 것은, 처음부터 SEO를 고려한 설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다. 개발자의 관점에서 깔끔해 보이는 구조가 검색엔진에게는 최악일 수 있다. 기능 구현에만 몰두하지 말고, "구글은 내 사이트를 어떻게 볼까?"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AI는 도구일 뿐, 전체 그림은 내가 그려야

AI가 코드를 생성해주는 것은 분명 혁명적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아키텍처와 방향성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AI는 "어떻게"를 도와줄 수 있지만, "왜"와 "무엇을"은 우리가 결정해야 한다.

 

완벽주의의 함정

모든 도구를 한 번에 완벽하게 이동시키려 하지 말고,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1인 창업자로서 모든 걸 완벽하고 빠르게 하려는 압박감은 독이다.

 

마치며, 그래도 계속 나아간다

"잘 이겨낼 수 있을까?"라는 스스로의 질문에 아직 확실한 답은 없다. 서브도메인에서 서브디렉터리로의 대전환은 생각보다 훨씬 큰 작업이었고, AI와의 협업도 예상과는 달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SEO의 중요성, AI 도구의 효율적 활용법, 그리고 무엇보다 처음부터 올바른 설계를 하는 것의 가치를 깨달았다. 앞으로도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그 과정 자체가 성장이라 믿는다.

 

안드로이드 앱, iOS 앱, 웹 서비스를 모두 혼자 만들어가는 이 여정이 때론 외롭고 힘들지만, 동시에 가장 자유롭고 창의적인 시간이기도 하다. 다음 달에는 "SEO 개선으로 트래픽이 3배 늘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리팩토링을 이어간다.

 

AI와 함께, 그리고 때로는 AI 없이도. 그리고 무엇보다, 이 모든 과정을 꼼꼼히 기록하며.


이 글이 비슷한 여정을 걷고 있는 1인 개발자들에게 작은 위로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특히 서브도메인 구조로 시작했다가 SEO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에게, 미리 서브디렉터리로 시작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나중에 바꾸는 것은 정말, 정말 힘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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